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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는 반드시 이루는 날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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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창구
댓글 2건 조회 4,173회 작성일 10-05-13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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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씩 교포신문에 졸고를 기고하고 있습니다.
미국에 도착해서 생활한지 3년쯤 지났을 때 한국일보에 실었던 글인데, 동지들과 나누고자 올립니다.
댓글 주시면 답장 올리겠습니다





정의는 반드시 이루는 날이 있다 
전망대 
강창구 워싱턴 흥사단 총무 
입력일자: 2005-08-21 (일)   
 
실로 25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 동안 부분적으로 실체적 진실이 밝혀져 왔고 95년 12월 제정된 특별법에 의해서 80년 광주는 어느 정도 다시 살아났다. 79년 10.26으로 19년간의 군부독재가 끝났구나 싶었고, 더불어 새로운 민주화의 열망이 한반도 남단에서 만개하리라는 민족적 여망을 12.12와 5.18을 거쳐 집권한 5공 세력들에 의해 여지없이 짓밟힌 지가 25년이 지났다. 독일의 역사학자 ‘칼 잉겔하임’이 역사방법론을 통해 ‘역사는 반복된다’고 역설했다. 한번으로도 치욕스러운 욕된 군부쿠데타가 두 번씩이나 자행되었다. 자기 민족적 자존을 어느 정도의 수준으로 생각했기에 그런 수준의 발상을 할 수 있었을까? 요즈음 모국의 방송국에서 다큐드라마로 ‘제5공화국’을 방영하고 있다. 젊은 세대들은 애써 외면하지는 않겠지만 픽션 드라마나 과다노출문제가 터진 즉흥적이고 세기말적인 오락 프로그램에 빠져 있는 사이 기성세대들은 이 드라마를 통해서 제5공화국의 실체들을 보면서 몸을 부르르 떨고 있다.
왜 놀라는가? 왜 새삼 분노하고 있는가? 그 동안 수 없이 광주의 진실을 밝히려 하고, 알리려 했을 때, 뒤늦게나마 관심을 갖고 조금이라도 애정을 가졌더라면 이렇게 제3의 연기자가 각본에 의해서 연기한 방송국 드라마를 통해서야 겨우 실체적 진실에 한발 다가서면서, 뒤늦게야 ‘쥑일놈들’ 하는 정도는 면할 것 아닌가. 정녕 민주주의는 구성원의 시민의식 수준까지만 자라난다는 게 맞다는 것인가.
다시 25년 전으로 되돌아 가보자. 하극상을 통해 상관과 군부를 접수한 쿠데타 세력들 방송언론 통폐합, 국회해산, 국보위를 통한 내각 접수 등 아프리카 추장세계에서나 있을 법한 일들은 획책하고 있을 때 이들의 총구 앞에서 모두는 너무나 무력하게 무릎 꿇고 말아 버렸다. 유독 광주시민들만이 이들에 대항하고 있었고, 무참히 짓밟혀 버렸다. 무엇이 진리이고, 어떤 게 정의인지 분간할 수 없는 상황에서 하늘만 바라볼 뿐이었다. 대다수의 국민들은 어떻게 광주를 대했었는가? 모두가 빨갱이 XX들로 내몰았다. 기업체에서도 해당지역출신들의 채용을 기피했을 정도였다. 반면 체육관 선거로 99.8%라는 압도적(?) 지지를 받고 출범한 5공세력들은 그들의 국정지표를 ‘정의사회 구현’으로 정했다. 아이러니의 극치가 따로 있지 않았다. 수많은 곡학아세가 세상을 현혹했다.
그때 당신은 어느 쪽이었는가.
흑백을 가리기에는 너무도 명백한 진리와 정의 앞에서 지난 세월 우리들의 모습은 부끄러울 정도로 어정쩡하지 하지는 않았는가? 그놈(군부쿠데타세력)들만 쥑일놈 들이고 나는 아무렇지도 않다고 슬금슬금 뒷걸음할 생각이었는가. 58년 8월 ‘씨알의 소리’에서 함석헌 선생이 “생각하는 백성이라야 산다”고 했던 웅변이 80년 5월 광주가 일어나기 십 수 년 전이었고, ‘진리는 반드시 따르는 자가 있고 정의는 반드시 이루는 날이 있다’고 했던 도산 안창호 선생의 일갈은 몇 세대를 거치면서 우리의 귀를 울리고 있지만 80년 5월 광주와 대입해 보면 왠지 공허한 느낌마저 든다.
80년 5월 18일 오전 광주의 국립 전남대 정문에서 자유와 정의를 갈망하는 학생들의 들끓는 분노가 하늘을 찌르고 있을 때에 지구 반대편 미국 워싱턴주 세인트 헬레나 산에서 지축을 흔드는 진동과 함께 금세기 최고의 화산이 같은 날에 폭발했음을 뒤늦게 미국의 시애틀에 와서야 알았다. 사람이 진리와 정의에 귀막고 눈가리고 있음에 하늘의 봉화로 그들을 일깨운 듯하여 놀랍기만 하다.
강창구 워싱턴 흥사단 총무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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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화님의 댓글

이종화 작성일

흥사단에서는 대학생 30여명과 함께 매주 화요일 미래사회리더스쿨이라는 교육과정을
진행 중입니다. 지난 11일에는 5.18 당시 전남대 학생으로 광대라는 문화서클을 만들어
5.18 항쟁의 중심에서 참여 하셨던 김태종선생님을 모시고 강연을 청해 들었습니다.

오늘 광주의 젊은이들 마저.. 5.18을 단지 역사의 한 사건으로만 공부하고, 상징적인
사진 몇장으로만 기억되는 현실에서 5.18 항쟁의 수 일간 항쟁의 생생한 이야기들을 통해
5.18의 진실.. 5.18의 정의로움에 대해서 새삼 가슴으로 느끼는 시간이었습니다.

입이 막히고.. 손발이 묶이고 자유가 거세되었던.. 80년 5월입니다만.. 오늘날의 젊은이들도
어떤 면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은 비슷합니다. 인간으로서 갖고 있는 정의로움 마저 일생동안
꺼내보지도 못하고 가슴 한켠에 수북히 먼지만 덮여 가고 있는 젊은이들이 많습니다.

80년의 5월은 신군부라는.. 공수부대라는 증오와 분노의 대상과 적이 눈 앞에 선명이 보이지만
입시와 취업이라는 굴레에 숨 죽일 수 밖에 없는 젊은이들에겐.. 지금의 자유를 억압하는 계엄령은
누가 내렸는지.. 언제 끝나는 지를 알 수가 없습니다.

김태종 선생님의 5.18 이야기를 들으며.. 왠지.. 80년 5월 도청을 사수하던 젊은이들과
도서관에서 밤새 전공책과 공무원 서적을 들고 열람실을 사수하는.. 젊은이들이 겹쳐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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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구님의 댓글

강창구 작성일

개인적으로 김태종선생,  당시 국문과 77학번 동기 였었죠, 해외에서는  오히려 5.18에 대한 생각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기일과 겹치면서 더 활발한 느낌입니다. 마지막 수배자 윤한봉님이 밀항해서 미주 서부 에서 민족학교 활동을 많이하셔서(도산처럼) 미주의 민족운동가들에게 많은 감화를 주셨다는걸 느낍니다. 제 주변에서도 윤선생을 잘 아느냐고 묻는분들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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