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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일 단우 회보 기고문- 도청을 보존하여 민주화 성지, 광주 자존심을 되찾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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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
댓글 0건 조회 2,600회 작성일 17-07-01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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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전남도청을 보존하여 민주화 성지, 광주 자존심을 되찾아야 한다


                                                                                            광주흥사단 공동대표 정 영 일
                                                                                            (광주시민단체협의회 상임대표, 동강대 교수)


  37주년 5.18기념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도청복원을 광주시와 협의해서 복원하겠다는 의지가 표명된 이래 도청복원에 대한 문제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이는 광주와 5·18의 상징은 누가 뭐라해도 옛 전남도청과 금남로라고 하는 시민들의 자부심과 상징성을 존중해준 결과라고 생각한다.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으로 촉발된 1600만 촛불민중의 힘으로 시작된 촛불혁명은 무능과 부패의 상징인 박근혜를 감옥으로 보내는 촛불혁명을 이루었다. 이는 오롯이 80년 5월이 있었기에 87년 6월 항쟁으로 이어져 민주주의 회복이라는 거대한 궤적을 뚫어내는 새로운 희망의 시대를 열수 있었다고 본다.
 
  최근에 헌법재판소에서도 박근혜 탄핵 인용을 결정했는데 그 헌법재판소도 87년 6월 항쟁의 힘으로 만든 헌법에 기초하고 있으며 이는 5월 항쟁의 힘으로 97년에 처음으로 정권교체를 통해 오늘의 성숙한 시민사회를 열었다고 보는데 이의가 없다. 그 결과 국민의 정부를 탄생시켰고 6.15선언을 통해 남북의 화해와 협력의 시대도 개척해 보았다.
 
  그러나 이명박 박근혜 정권이 들어서면서 우리 사회는 과거로 회귀하고 말았다. 대통령의 권한을 최순실과 나눠 갖고 국정을 농단하는 사태에 이르기까지 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우리 국민들은 촛불을 들고 광장에서 박근혜를 끝내 끌어 내렸고 구속까지 시키는 혁명을 이루었다. 우리 국민들의 위대한 승리이자 전국 곳곳에서 들었던 촛불에는 80년 5월 윤상원 열사를 비롯한 열사들의 민주주의를 지키고 광주를 지켜내고자 치열하게 투쟁하다 산화했던 5월의 영령들의 뜻과 염원도 함께 있다고 본다.

  꽃잎처럼 금남로에 쓰러진 너의 붉은피가 나오는 ‘오월의 노래’ 동지들 모여서 함께 나가자고 불렀던 ‘광주 출정가’에도 전남도청이 등장한다. 이렇듯 옛 전남도청은 단순한 건물이 아니라 광주의 정신이자 5월 열사들의 영혼이 깃들어 있는 곳이다. 하지만 옛 전남도청은 지금 원형은 철저하게 훼손되고 허리는 두동강이  난채 잘렸으며 내부는 원형을 알아볼 수 없게 훼손되었다. 80년 5월 현장의 모습을 뛰어넘는 전시 콘텐츠는 사라지고 수백억을 쏟아 붓더라도 80년 5월을 재현할 방법이 없다.

  그동안 5월당사자인 관련단체들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5.18재단과 시청 그리고 시민사회도 이런 지경에 이르기까지 무관심과 무지에서 오는 결과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사적지란 원래 벽돌하나 흙 한줌의 훼손이 있어서는 안 된다. 80년 5월의 전사들이 흘렸던 뜨거운 피가 아직도 대지에 스며들어 숨쉬고 있는 현장의 흙 한줌 벽돌 하나하나가 그만큼 의미가 있고 중요한 것이다. 우리는 그동안 사적지와 기념관의 차이를 구분하지 못해 수많은 공청회와 보존을 위한 목소리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무지와 각자의 이해관계로만 5월의 현장을 보아오지는 않았는지 지금이라도 철저한 성찰을 통해 복원해 내야 한다.
 
  필자는 25년째 거의 50여회가 넘는 역사탐방을 통해 전 세계의 역사 사적지와 현장을 누비고 다니면서 명실공히 사적지임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무지하고 허술하게 관리하고 있는 국가의 사적지를 보지 못했다. 심지어는 우리보다 못한 제3세계 국가들의 사적지를 탐방하면서도 광주 5월의 사적지처럼 훼손을 방기하고 무관심한 사적지를 보지 못했다. 아니 어쩌면 사적지와 예술을 그리고 기념관을 무지와 혼동 속에서 저런 상황이 되어버리지 않았는지 안타깝기만 하다. 사적지는 사적지다워야 한다. 5.18기록물과 사적지가 유네스코에 등재되었다고 자랑만 일삼던 지방정부와 구성원들이 지금이라도 사적지의 정의를 분명하게 세워서 최대한 복원하는데 온힘을 기울여야 한다. 그동안 수백억이 쏟아 부어진 예술의 전당과 5월 컨텐츠의 투자액을 걱정하는 의견들도 있음을 무시하는 바는 아니다.
 
  그러나 어찌 80년 5월의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뜨거운 피를 대지에 흘렸던 5월 영령의 가치와 비교할 수 있겠는가? 어찌 5월의 가치를 투자된 돈과 예술작품으로 비교할 수 있겠는가? 다행히 당시의 처절했던 역사를 기록한 현장사진과 동영상 그리고 무엇보다도 당시를 기억하는 생존자와 증인들이 있기에 복원하는데는 그리 어렵지 않다고 본다. 시간이 얼마가 걸리든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가더라도 5월의 의미를 아로새길 역사의 복원을 위해 모두가 나서야 한다. 
 
  지난 6월13일에 현장에서 있었던 시민공청회에서 나타난 시민들의 분위기에서도 도청복원의 정당성과 그 간절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우리는 그런 뜻과 결기를 모아 원형 그대로 보존하자고 300일을 앞둔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촛불의 힘으로 박근혜를 끌어냈던 그 저력으로 옛 전남도청을 보존해야 하고 옛 전남도청을 보존하는 것은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사를 기억하는 것이다. 긴 긴 세월이 흘러 먼 훗날 후대에 자랑스러운 광주의 민주주의를 말해줄 역사현장을 되살려내는 것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역사를 살려내고 자랑스러운 광주의 시민으로 남기위해서는 반드시 도청은 80년 5월 역사의 현장으로 복원되어야 한다.


* 위 글은 2017년 광주흥사단 제1호 회보<사회 이슈>란에 실린 글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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