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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태 전 상임대표 광주일보 칼럼에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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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
댓글 0건 조회 3,587회 작성일 11-03-19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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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3월 16일(수)자 광주일보 은펜칼럼에 '총 학장 직선제 문화를위한 변론'이라는 제목의 글을 기고 하였습니다. 본 글은 광주일보 은펜 칼럼에서 옮겨온 내용임을 알려 드립니다.


<총·학장 직선제 문화를 위한 변론>

대학의 총·학장 직선제 문화는 우리 사회 민주화운동의 산물이며 일부 부정적 요소에도 불구하고 대학사회에 공고하게 자리 잡은 지 오래되었다. 그런데 최근 들어 대학에서 총·학장 직선제가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정부가 작년 말 대통령령으로 총장이 학장을 직접 임명하도록 만든 것이다. 정부의 국립대학 법인화 시도도 직선제를 위협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다. 왜냐하면 법인화가 시행될 경우 가장 가시적으로 드러날 변화는 총장 직선제의 폐지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안에는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측면이 공존하기 마련이다. 흔히 총·학장 직선제의 단점으로 교직원들이 선거운동에 시간을 소비하고, 선거가 끝난 후에는 선거 후유증으로 구성원들 간의 갈등이 초래되며, 또 선출된 총·학장이 선거권자인 구성원들의 눈치를 보느라 소신 행정을 하지 못한다는 점들이 지적되고 있다. 일부 공감이 가는 대목이 없지 않다. 그러나 총·학장 직선제에 담긴 이런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거기에는 부정적 측면을 능가하는 긍정적 요소들이 훨씬 많이 담겨 있다. 직선제는 교수가 총·학장 자리를 구하기 위해 임명권자인 정부와 총장 등에게 로비하는 문화를 퇴출시켰고, 총·학장이라는 직책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사람들이 일방적으로 임명되어 대학발전을 저해하는 경우도 최소화했다. 무엇보다도 지난 20여 년 동안 선거를 통한 역동적 리더십의 창출로 우리나라의 대학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필자가 재직하고 있는 전남대학교의 경우 학장 직선제를 실시하면서도 필요하면 임명제도 적용할 수 있도록 매우 유연한 규정을 만들어 놓았다. 실제로 모 단과대학은 몇 년 전 단과대학 교수회의의 결의에 의해 직선제 대신 임명제를 채택하기로 하고 총장에게 학장의 임명을 요청했었으며 이에 따라 총장이 그 대학 학장을 직접 임명한 사례도 있었다. 그러나 그 대학은 두 번의 실험 끝에 다시 직선제로 회귀했다. 직선제가 임명제보다 훨씬 긍정적이라는 것을 새삼 발견했기 때문이다.

직선제 폐지 시도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선거가 갖는 역동성과 창조성을 가볍게 여긴 결과이거나 대학을 자신들의 의도대로 장악하기 위한 음모의 성격이 더 강하다. 물론 대학 구성원들도 이 기회에 반성해야 한다. 한편으로는 임명제를 비판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임명제의 구실이 되고 있는 과열선거, 조직선거를 선도하거나 혹은 그런 선거풍토를 묵인한다면 그것은 이율배반적인 태도이다. 총·학장 직선제가 위기를 맞고 있는 현 시점에서 지금까지의 선거문화에 대한 진솔한 반성이 필요하다.

비록 대통령령에 의해 학장 직선제가 폐지되었다고는 하지만 총장은 학장 임명시 어떤 형태로든 대학 구성원의 여론을 수렴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강의와 연구, 학생 지도의 최종적 주체인 교수들의 지지와 협조를 받지 못한 학장은 설령 임명권자인 총장의 총애와 지지가 아무리 크다 하더라도 대학을 원만하게 운영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해당대학의 구성원들이 임명제를 선호한다면 그 의사를 존중해 임명제 방식을 취하고, 반대로 구성원들이 선거 방식의 여론수렴절차를 원한다면 그것도 존중해 주어야 한다. 총장과 구성원들이 지혜를 짜낸다면 대통령령을 위배하지 않으면서도 선거제도에 준하는 여론수렴방식을 얼마든지 고안해 낼 수 있다. 민주주의의 실험장이 되어야 할 대학이 합리적 토론절차도 거치지 않은 채 선거폐해론에 일방적으로 굴복하는 것은 대학과 민주주의의 발전 모두를 위해 바람직하지 못한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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