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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방담)- '과테말라에서 히터를 팔 수 있겠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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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워싱토니아
댓글 0건 조회 3,235회 작성일 11-11-02 0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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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테말라에서 히터를 팔 수 있겠나 ?'



위 가운을 벗을 때까지는 좀 머뭇거리는가 싶더니 이내 다시 주워 입어 버린다.
브랜든은 매니져라는 이름 때문에 그런지, '주인 말이면 무조건 옳더라'고 평소에 마인드 컨트롤을 해서 그랬던지 스스럼없이 벗고서 의연하게 따라서 움직였다.  서너명의 다른 손님들이 이미 들어와 있는 찜질방 탕내부로 들어가서 수건과 면도, 녹색 이태리타올을 구석에 놓아두고 입식샤워를 한 다음에 온탕에 들어가 앉으니
오늘따라 15년만에 워싱턴지역에 첫눈이 내렸다더니 눈내리는 폐차장에서 이리저리 해매이며 쓸만한 부품 쓸어모아 깡통밴에 싣고 돌아 왔다. 양쪽가게에서 평소보다 조금 더 매상을 올리고 있었다. 탕에 녹은 몸이 나른해 온다.

토요일은 모두가 해피데이다.
원래 토요일에 주급을 주는 걸 꺼려하는 주변분들의 생각이 맞다고 늘 후회하면서도 그들의 정서와 문화를 살려준다는 거창한 명분(?) 때문에 그 일을 지금껏 지속하는 고민은 지금은 많이 달라지긴 했지만 같이 일하는 다섯명중에서 두명을 제외하고 나머지 세명은 토요일에 쥐어 준 주급이 월요일에는 아무것도 없다.
'밥은 뭘로 사먹을래?'  '팁 나오면 사먹고 없으면 말고,'  '허 !!!'
이제 겨우 1년전에 과테말라에서 처자식 두고 건너 온 마이너는 1년만에 자동차 구입해 운전하고 매월 집으로 일정금액을 송금하고도 수중에 꽤 많은 돈이 모여 있어서 주택구입하면 가족들 초청하겠다는 꿈에 부풀어 있는데,
같이 일한 지가 2년이 넘는 세명은 돈 가지고 있으면 호랭이가 물어 갈까봐 다음 토요일에 나올 주급까지 미리 못 당겨써서 안달이니 차도 없고, 휴대폰도 있다가 없고 요즈음 같은 시기에 결근하면 어찌되는지는 안 가르쳐 줘도 느끼는지 철석같이 출근은 하는데 '어떻게 해야 이 생활이 나아질 수 있을까?' 에 대한 숙고가 없다.

'알래스카에 가서 에어컨을 팔아라'
'과테말라에서 히터를 팔 수 있겠나 ?'
의식개혁교육을 하기로 작정했다. 경제가 어렵다고 모든 비즈니스가 어렵다면 비즈니스가 아니다. 송어가 폭포수를 거슬러 올라가는 지혜는 없더라도 네가 처한 현실과 위치에서 할 수 있는 뭔가가 분명히 있을 것이다.
'찾아라, 보다 혁신적인 생각과 행동을!'
수범을 보이는 것은 당연히 내 몫이다. 매니져도 물론이고, 그래서 공급이 마땅치 않는 중고 타이어 수집을 위해 4개월전부터 폐차장 여러곳을 돌아 다닌다.
힘은 훨씬 많이 들지만 보물창고가 거기에 있었다. 대도시주변은 벌써 경쟁자들과 가격 때문에 그것도 쉽지가 않다
70마일, 어느 곳은 100마일이 넘는 곳에 있다.
그들도 오너인 내가 직접다니니 더 친절하고 좋은 딜을 할 수가 있다.

가게의 제품력이 보다 다양해졌다. 경쟁력이 올라간다는 것이다. 새타이어와 중고타이어로 양분 되던 게 '새것 같은 중고타이어'가 생겨났다.
대도시 볼티모어 인근이라고는 하지만 첫가게를 오픈한지 2년반, 두 번째 가게를 8개월전에 오픈했다. 그 사이에 8개의 동업종이 오픈을 해서 총 12개가 경쟁을 하게 된 것이다. 신규 8개 모두가 한국분(?)이시다.
'경쟁이 시장을 확대할 수 있다'는 경제원론에나 있을 법한 이야기는 이제 낭만으로 흘려버릴 일도 아닌듯하다.

그러나 누구냐, 내가 !
매출이 좋아질 가능성이 조심스레 점쳐지고 있다.
'맨 파워',  나의 종업원을 믿기로 했다.
간이 퇴직금제와 세일즈 인센티브제를 시행하는 것과 병행해서 지속적인 교육을 하기로 하고 2주간이 지났는데
'다르다.'  달라졌다.
그 서툰 영어가 제대로 전달 되었을까, 말이 피부로 스몄을까,
고객과 당당하게 거래하고 확신에 차서 대쉬를 하는 것이다.

'토요일에 일 끝나고 우리 아주 특별한데에 가보자'
1불짜리 몽땅 바꿔서 스트립댄서 앞에 몇 번 앉혀 놔 봐도 이제 식상한 듯하다.
'우리 모두 같이 깨벗고 목욕하자'  'What ! you're crazy.'
가서 음식도 먹고 사우나도 하고 맛사지도 경험할 수 있다. 얘들도 '스파'는 가정에도 '자꾸지'가 있어서 알고 있지만 남자끼리는 부자지간에도 옷을 입고 한다.
의붓아버지와 의붓 아들간에, 친 형제간에도 포르노를 같이보고 여자친구와의 잠자리 애기를 스스럼없이 하는 이들이지만 오래 베인 습관과 문화가 순간 이들을 당황하게 만들었나 보다. 탕으로 당연히 들어 올 거라고 생각했더니 나머지 네명이 찜질방 옷은 갈아 입었는데 탕안에 있는 나와 매니져를 보면서 손가락질만 할 뿐 들어 올 생각을 않는다.
하는 수 없이 다시 가운을 입고 여섯 개의 찜질방을 두눈만 동그래진 그들과 시찰겸 빙 돌고 나서 10분에 3불씩하는 전기 안마기에 앉혀 놨더니 킥킥거리며 시간 가는 줄을 모른다.
형형색색의 팥빙수가 각자의 앞에 놓이니 샤워전에 돌솥비빔밥은 맵고 뜨거웠는데
시원하고 달아서 단숨에 비워버린다. 다음주에 가족들과 오겠다는 브랜든은 '팥빙수' '팥빙수'를 안 잊어 버릴려고 애를 쓴다.

땀을 좀 흘렸으니 다시 탕에 들어가야 했고, 매니져가 설명을 잘(?)해 주어서 다시 들어가 이태리(?)타올로 한명씩 번갈아가면서 등을 문질러 주니 '나이스', '나이스'를 연발한다.
다음날 나를 보더니 '새끼손가락'을 아래로 쳐들면서 더 반갑게 인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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