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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아이러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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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워싱토니아
댓글 0건 조회 3,169회 작성일 13-01-27 0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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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아이러니하다


                                                       
살다보면 전혀 예기치 않는 일들이 많다.
패러독스(paradox)는 우리말로는 역설(逆說)이라고 일반적으로 해석하는데 이를테면, ‘거지가 부자를 동정하는 것’같은 것을 말함이다. 비슷한 말 중에 아이러니(irony)라는 말도 있는데 이는 모순(矛盾)으로 해석한다. ‘부자가 거지흉내를 내어 동정을 구한다.‘ 정도로 해석하면 될 듯하다. 보통 소설이나 영화, 드라마에서는 극적인 요소가 없으면 재미도 없으려니와 작품성에도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래서 사실을 가장해서 반전과 역설, 이런 모순적인 요소를 필요로 한다. 그런데 평범한 인간사도 아니고 국가경영을 하는 곳에서 이런 드라마와 같은 일이 일상처럼 행해지는 것은 정상적인 것이 아니다.
독재시절의 집단최면이 후에 얼마나 많은 좌절과 절망을 안겨 주는지는 몇 가지 예화로 알 수가 있다. 전후 동경의 우에노공원에는 수많은 전쟁미망인들이 구두닦이통을 메고 그녀의 남편들을 죽인 미군의 군화를 닦으면서 군화에 떨어진 눈물방울로 한시대의 울분을 삼켜야만했다. 패전 독일의 어머니들은 7명이 모여야 성냥 하나를 켰다는 이야기는 불과 70년 전의 이야기이다. 역사란 무엇인가, 역사교육은 주로 위정자에 의해서 조작되고 자신들의 잘못을 덮는 데에 수없이 사용되어 왔다. 그러므로 국가적인 불행을 자초한 독재나 군국주의의 과오를 풀뿌리 서민들의 가냘픈 고난극복의 현장을 극적으로 되살려 한순간에 그냥 덮어버린다. 수많은 국민들을 전쟁으로 죽게 만들고, 죽지 못해 살아가는 그들의 처절한 삶을 가지고 유희를 벌이고 있는 것이다.

아는지 모르겠지만  이런 일이 지금 대한민국의 땅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주위에 공부 많이 한 친구가 중얼거린다. 길거리에서 평생 호떡을 판 할머니가 5천만원을 사립대학에 기부한다. 그 중에는 시장통에서 순대판 할머니도 꼭 있다. 그 사립대 이사장은 오늘도 외제차 서너대씩 몰고 고급식당을 들락거린다. 이런 아이러니가 없다. 이해가 됩니까?
아!, 이런 게 세상이라구요.
지난 대선에서 통합진보당의 이정희 후보가 말하기를 ‘박근혜 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해서 이 자리에 앉아 있습니다.’라는 말은 결국 대선TV토론을 한참이나 왜곡시켜 버리고 만다. 그럴 줄 알았지만 언론이란 것들이 역사의 편이 아닌 천박한 소수와 협잡해서 천박함의 극치를 보여 준 일면이다. 왜 그런 말이 나왔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다루지를 않았고, ‘와, 불쌍하게 아무 말도 못하고 무참히 당하고 있구나.’ ‘이거야 말로 제대로 물었구나.’ 하고 쾌재를 불렀을 것이다. ‘아버지 어머니가 모두 총에 맞아 죽었는데 이제 박근혜도 한번 해 묵어야제‘  하는 구미지역 노인의  TV인터뷰가 순간 필자의 머리를 때렸다.
다시 한 번 되짚어 보자
대한민국의 국회법과 대통령선거법이 정하고 지급한 ‘선거자금 27억원을 받아먹고, 완주도 안 할 거면서 왜 이 자리에 있는가?‘ 라는 것이 박근혜후보의 질문이었다. 이 같은 수준의 질문이 미국 같았으면 어떻게 되었겠는가, 그렇지 한국은 미국이 아니지요. 그래서 대선 상대후보를 그렇게 막 대하는가 하면 우문현답에  쩔쩔매고 우물거리는 사람에게는 지고지순의 동정을 보냈지요. 순간 누가 진짜 불쌍한지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런데 한국은 한국이라면서 필요할 땐 미국을 들먹거리지요. 한국의 헌법재판소와 같은 기능을 하는 곳이 연방대법원이다. 미 연방대법원을 그대로 모방한 것이 한국의 헌법재판소라고 해야 맞다. 미국의 대법관 9명과 한국의 재판관 9명이 동수인 것만 봐도 그렇다.
자칭 ‘지혜의 아홉 기둥’이라고 스스로 지혜를 갖췄다고 청문에 임했던 헌법재판소장 후보에게 청문위원은 자조하듯이 지저분하기 짝이 없는 후보자를 닦달한다. 그러자 이번에는 자격도 안되는 사람을 감싸고 동정하다 못해 ‘너무 심하게 몰아 부친다’고 하니, 72년 유신헌법을 만든 갈봉근이 말했던 ‘한국식 민주주의’가 이런 것인가,
‘법과 질서’를 내세우는 총리후보자가 지팡이를 짚고 국무총리후보 청문회에 서게 될 듯하다. 또 어떤(?)한국식민주주의의 현장을 보게 될까, 부자가 거지행세를 할 것인지, 거지들이 부자를 동정할 것인지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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