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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화소양 (隔靴搔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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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워싱토니안
댓글 0건 조회 3,984회 작성일 13-11-07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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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화소양 (隔靴搔癢)

직장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목에 1년 전엔가 캐지노장이 생겼다. 손님이 줄어들었는지 한인신문에다 ‘처음 오신 분들에게는 $100씩을 되돌려준다’고 광고를 한다. 도심에 캐지노장이 생긴 것도 그렇고, 한인 신문에 버젓이 광고하는 것은 또 무엇일까,
그 캐지노를 조금 더 지나쳐 가면 NSA(국가안보국)라는 곳이 나온다. 하이웨이선상에 독립된EXIT이 있는데 ‘직원이외에는 출입을 금지’한다고 출구에 크게 붙여져 있다. 이민 온지 얼마 되지 않아서 배달 일을 했을 때 맥클린에 있는 미CIA에 모르고 트럭을 몰고 들어갔다가 경비원 두 명이 기관총을 겨누고, 차에서 내리게 한 뒤 땅에 엎드려 놓고, TV에서나 봤던 심문을 받아 본적이 있었는데, 아는 분 중에 이곳 NSA에 모르고 들어갔다가 나처럼 경비원에게 혼났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2013년 6, 20일, 에드워드 스노우든이 세상에 알려지기까지는 그곳이 무슨 건물이며 뭐하는 곳인지도 몰랐었다.  전CIA직원이었던 그는 홍콩에서 미국의 NSA가 전세계는 물론이고 자국민에 대해서도 통신과 메일등을 도감청하고 있다고 폭로를 하자. 세상이 발칵 뒤집어 졌다. 그는 그 후 러시아로 떠났고, 행방을 숨기면서 추가 정보들을 계속 공개하고 있다.
그에 의하면 한국에는 기지까지 만들어 놓고 핵심정보수집대상국으로 감시를 해왔던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그의 폭로배경과는 상관없이 그에게 이른바 ‘배신자’의 멍에를 씌우고 가해지는 미국사회의 침묵과 냉소가 비열해 보인다.
목숨이 위태로워져가면서 이것을 폭로한 것은 현재까지 밝힌 바에 의하면‘개인의 안위보다는 정의와 평화’를 추구하는 것이 ‘미국의 정신‘이라는 것을 만방에 고하는 용기있는 행동이라고 보는 측도 무척 많다.

‘개인의 안위보다는 정의와 평화를 추구하겠다.’
1971년 6월 13일, 딱 42년전 뉴욕타임지에 이른바 ‘펜터건 페이퍼’ 전체를 넘겨 폭로하게 만든 데니얼 엘스버그(Daniel Ellsberg)가 했던 말이다. 맥나마라 국무장관 밑에서 펜터건 페이퍼를 작성했던36명중에 한명이었던 그는 군수업자, 정부관료들 때문에 죄없는 수만의 미국 젊은이들이 죽고 다치는 15년 전쟁을 위해 소련과 중국을 눈속임하고, 자국민마저도 완벽하게 속이는 펜터건페이퍼에는 사실 ‘아무것도 없다.’고 폭로해 버린다. 그 당시 미국정부는 벌떼같이 일어나 ‘국익을 헤치는 가장 위험한 사나이’로 몰아붙이고, 언론의 발표를 통제하려 하였다. 이 사전억제명령사건(prior-restraint case)에 대해서 연방정부는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의 손을 들어주어서 폭로기사의 연제가 가능하게 했다.
그래서 그 유명한 ‘통킹만 사건’이 조작이었다는 사실이 세상에 밝혀지는 계기가 되었다.
기밀누설자가 아니라 ‘영웅’이 된 것이다. 영웅이 되고자 소영웅주의가 발동을 했을 수도 있지만 체제유지라는 명분하에 국가 공권력이 개인의 희생을 강요할 수 없다는데 특별한 이의가 없는 곳이 미국이고, 자유민주주의 국가이다. 체제내에서 체제를 비판하는데 이제 미국도 제한적인 국가가 되어버렸다.42년의 역사가 흘렀는데도 퇴보라고 볼 수밖에 없는 현장에 우리가 있는 것이다.

모두가 다 그런 건 아닐지라도 나는 가끔씩 남한의 민주화 세력이나 진보적 양심세력에 대하여 ‘왜, 북한의 인권에 대해서 침묵하는가,‘ 하는 질문을 받는다. 심지어 그래서 ’종북‘이라고도 덧씌운다.
그건 침묵이 아니다. 온갖 체제논리로 제 나라안에서 횡횡하고 있는 인권이나 개인의 양심과 정의, 평화추구의 노력들마저 짓밟히고, 일그러지고 있는 마당이다. 제손으로 가까이서 할 수 있는 일도 할 용기조차 없는 사람들이다.
분단 60년 동안을 맨주먹 휘둘렀어도 어느 것 하나 변화 시키지도 못했고,
인권국가라고 하는 미국마저도 정도의 차이는 있다고 하겠으나 이 모양이다.
한국도 아닌 미국땅에서 탈북자단체가 망동을 하고 있다. 대부분의 탈북자들이 정착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일부는 재입북을 하는 상황에서 너무나도 빨리 자본주의의 못된 것들을 습득하더니 탈북을 해서 미국땅에 와서 보니 뭐가뭔지 도무지 혼란스러울 탈북자들이 본인들의 정체성마저 뭔지도 모르고 오로지 체제수호의 최전방에 나서는 듯한 모습을 볼 때 어딜가든 똑같구나,
아마도 북에 있을 때도 김일성체제수호를 위해 저렇게 핏대들을 세웠겠지, 그건 진정한 용기가 아니고 기회주의적인 행동의 전형이라는 걸 본인들만 모르고 있다. 개인의 자유를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사회를 위해 엘스버그나 스노우든처럼 목숨을 건 용기에 감사하기는커녕 어떻게 지켜낸 자유와 민주주의인데 천방지축 여기에서도 거수기 노릇을 그렇게도 쉽게 할 수 있는지, 발가락이 가려운데 가죽신 위만 아무리 긁어 본 들 아무 소용이 없다는 걸 알 턱이나 있겠는가,
먼저 신발과 양말을 벗겨내는 것이 순서에 맞다.
양말 벗기는 일에 방해 좀 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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