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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아버지, 여태 눈을 못뜨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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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워싱토니안
댓글 0건 조회 3,107회 작성일 15-10-31 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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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아버지, 여태 눈을 못뜨셨소


판소리 심청가 완창을 모두 들으려면 7~8시간을 앉아 있어야 한다. 듣는 사람도 그렇겠지만 소리하는 사람은 소리 마디마디마다 수백번 연습했던 걸 잇고 엮어야 된다.
도중에 휴식도 필요하다. 그래서 ‘완창’은 소리세계에서 ‘신의 경지’라 할 만하다.
 글을 단순히 읽는 것도 아니고 ‘아니리’(대화나 설명부분)부분은 그렇다 치고, 소리대목이나 눈대목에 이르게 되면 발끝에서부터 온 몸으로 소리를 쥐어짜내는 고통속에서 듣는 이들로 하여금 말하고 싶고, 토해내고 싶은 ‘한’을 소리꾼을 통해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는 것이다. 그런 연후래야 저절로 ‘얼쑤’, ‘잘한다,’는 추임새가 터져나오는 것이다.
판소리에 대해서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이렇게 장시간 소리꾼 앞에 앉아 있게 하는 것을 배려(?)해서 평소 듣고 싶은 대목들을 들려주게 되는데 그것을 ‘눈대목’이라고 한다. 그래서 일반인들에게 ‘판소리 한 대목’, ‘무얼 듣고 싶냐? 고 물으면 어렸을 적부터 귀에 많이 익었던 그 어떤 대목, 이를테면 흥부가중에서 ’박 타는 대목‘이나, 춘향가 중 ’어사또 출두하는 대목‘등등을 말하는데 그 중에서도 백미는 단연 심청가중 ’심봉사 눈뜨는 대목‘ 일 것이다.
‘나는 아들도 없고 딸도 없소,  ~~ 무남독녀 외딸하나 물에빠져 죽은 지가 우금 3년인디 누가 날더러 아버지라고 하오, 어디 내딸이면 한 번 보자, 어디~, 그런디 눈이 있어야 보제, 아이고 갑갑하여라. 눈을 끔적끔적끔적끔적끔적하더니 두눈을 따악 떠버렸던 것이다.’
8시간 완창 판소리 중에서 최고의 클라이막스이다. 적어도 소리공부 10년이 넘지 않으면 흉내도 못낼 최고의 액기스 장면이기도 하다.

사실 역사적 정통성문제나 역사 바로세우기는 그동안 야당의 전유물이었다. 해방후 제대로 우리 역사를 바로 잡지도 못하고 친일 역사를 청산하지 못해서 오늘날 일본군 위안부 문제나 독도문제의 해결에 후대들이 고생을 하고 있는 게 엄중한 현실이다.
그리고 민생이나 경제문제는 돈과 권력을 갖고 있는 집권당의 책임이다. 그 책임을 다하라고 권력을 쥐어준 것이다. 그런데도 허구한 날 아무 책임도 없고 힘도 없는 야당이 민생을 돌보지 않는다고 국민들에게 엉뚱한 돌려세우기를 해왔던 터여서 요즈음 정 반대가 되어있으니 더욱 이상하기만 하다. 이 모든 것이 어느 한가지 때문에, 어느 한 사람 때문에 아주 정반대로 바뀌어져 버렸다.  지난 10.22일 청와대 여야 5자회담에서도 국정교과서와 민생경제문제에 심각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성과를 얻지 못하더니 10.27일 박근혜대통령의 국회의 국정연설에서조차 민생보다는 한국사 국정화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비중을 더해 발표해 버렸다.

그러나,
11년전,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는 1965년 한일국교 정상화 과정에서 3억달러의 대일본 청구권에 대한  베일에 쌓였던 역사적인 문제들을 바로잡고자 하는 그 당시 정부에 대해서 ‘역사는 정말 역사학자들과 국민들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 정치인들이 역사를 재단하려고 하면 다 정치적인 의도와 목적을 가지고 하기 때문에 제대로 될리도 없고 나중에 항상 문제가 될 것’ 이라며 당시 노태우 전 대통령을 만난자리에서 했던 발언이 고스란히 밝혀졌다.
역사는 아주 길다. 어느 개인이 세상을 떠나도 역사는 그대로 남는다. 같은 사안에 대해서 11년전과는 이렇게나 표변한 입장이 될 수 있다는 게 경악스럽다.
역사교과서 하나를 놓고 왜 이렇게 되어가는 지를 이제 초등학생들까지 알아버렸다.
몰라도 되고, 있는 그대로 묻혀질 역사마저 무덤밖으로 억지로 끌고 나오려는 효심하나에 한맺히고 서러운 무지렁이 백성들 조차 ‘이건 뭐냐 ?’ ‘한다 한다하니 해도 너무하는 것 아니야 ?’하는 것 같다. 
여론 조사를 해 보니 반대(49%)가 찬성(36%)보다 13%가 높다. (10/27~29일 한국갤럽) 그리고 이 수치는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아이고 아부지~~, 여태 눈을 못뜨셨소, 인당수 풍랑중에 물에 빠져죽었던 청이가 이렇게 살아왔소, 어서어서 눈을 떠 소녀를 보옵소서,~~~‘
애절함이야 알겠지만 죽은 자를 다시 살려낼 수도 없고, 살려내면 이 세상이 어떻게 될 것이며, 이래저래 ‘무덤은 가급적 건들지 마라.’ 이런 말 지관만이 하는 말이 아닌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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