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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월만정(秋月滿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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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워싱토니아
댓글 0건 조회 3,312회 작성일 12-10-20 0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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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월만정(秋月滿庭)
                             
한번 먹은 마음이 평생을 가는 사람을 보기가 드물다. 아무리 그렇더라도 정치인들 소신이 여반장(如反掌)하듯 공인이라고 하는 연예인들의 나팔수 노릇도 이제 격조가 있어야 할듯하다.
가수 박재상(PSY),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전세계의 가요와 뮤직비디오 시장을 열광케 하고 있다. 이미 7~8년전부터 한국의 팝뮤직인 K-POP이 일찍이 터를 닦고 있었고, 드라마 ‘대장금’을 비롯한 한류는 아시아를 넘어 아프리카 곳곳에까지 문화한국을 알리고 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다행스럽고 장하다 아니할 수가 없다.
물론 어떤 결과물을 놓고 누구로부터 비롯되었다느니 누구 때문에 이루어 졌다느니 하는 오직 생색내기만이 염두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필자의 이런 글도 거슬릴 것이고 어쩌면 그 소신(?)은 평생 갈 것이니 더욱 딱하고 안쓰럽다.

지금도 있는지 모르지만 ‘문선대’라는 것이 군대에 있었다.‘문화선동대(文化煽動隊)’의 준말이다. 딴따라의 원조요, 왜색이 물씬 풍긴다. 비슷한 것이 일본군대에 있었는지는 모른다. 장병들을 위문하기 위해서 군대 자체내에서 음악과 예술에 ‘끼’기 있는 장병들을 모아서 소규모 부대로 편성하여 연예인 몇 명을 불러다 장병들의 사기진작을 위해 ‘위문공연’을 치룬다. 치마조차 구경을 못하던 혈기왕성한 장병들은 한순간 위안거리가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공연 당사자들에게는 ‘다른 사정도 있었겠구나!‘ 하는 생각이 작금에 든다. ‘공 굴리며 좋아했지, 줄을 타며 행복했지~’ 곡예사의 첫사랑처럼 그들은 장교들의 회식자리에 불려가 노래방을 대신해서 노래연주를 해야 했고, 부대장의 술주정들을 숙명처럼 받아 내야만 했다. 이렇게 군사문화와 한국의 연예계는 수직적 예속관계에서 출발했다. 가기 싫어도 가야 했던 곳, 배고픔을 해결해 주는 조건치고는 야비하고 더럽게 출발했고 발전해 갔다.

연예인들이 자발적이고 주체적으로 자신의 장기와 역할을 제대로 발휘하고 대접받는 시기가 도래한다. 김대중이 대통령이 되고 나서부터라는 것을 부인하는 연예계 종사자는 아마도 없을 것이다. 그때로부터 연극인이 장관이 되고, 영화감독이 문화부를 이끌고, 예술원장에는 원로예술인들이 자리를 잡아 나갔다. ‘개그맨들이 대통령을 희화화했지만 국민들에게 즐거운 일이면 된다.‘로 바뀐다. 젊고 발랄한 걸그룹 가수들이 그들만의 ’억눌린 끼‘들을 마음껏 발산하기 시작했다. 한류의 신호탄이 터진 것이다. 그런가 하면 어느 지리산 산골자기에 묻혀있던 ’한국의 소리‘가 밖으로 나오기 시작하였다. 서양음악과 일본의 엔카와 같은 트로트가요에 거의 질식해 있던 ’판소리‘도 다시 중흥기를 맞는다. 이렇게 문화는 소리소식없이 우리들 옆으로 다가와 있었고, 또한 세계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이것이 소위 ’문화 강국‘이라는 것이다.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 문화 예술계에서 바이블이 된 이 격언이 그때 생겨난 것인 줄도 모르는 연예인들이 태반을 넘을지도 모른다.
김정일의 기쁨조를 비난하고 말 것도 없다. 낮에 TV화면에 무심히 보였던 얼굴이 밤이 되면 여지없이 중앙정보부 박선호의 손에 이끌려 청와대 안가의 ‘국가 룸싸롱’으로 안내되고, ‘남자의 세계에선 배꼽 밑은 논하지 말자‘면서 무슨 거창한 구호처럼 낄낄대던 그 시절을 벌써 잊어버렸나, 아무리 선거철에 권력가들이 낯익은 얼굴 앞세우고픈 마음 간절하다 하겠으나 17대 대선에서 이명박의 당선을 위해 표 구걸하던 것이 엊그제였는데 또 다시 얼굴을 내미는 그들은 영원한 딴따라일 뿐인가 !

완연한 가을이다.
나이 들어가는 마당에 가을이 우리인생에 주는 의미는 너무나 은은하다.
‘추월(秋月)은 만정(滿庭)하여 산호주렴 비춰들 제 청천의 외기러기는 월하에 높이 떠서 뚜루루~ 낄룩 울고가니~ ’ 나이 13세에 이화중선이 불렀던 심청가중에서 이 대목 ‘추월만정’을 듣고 그 날로 소리문하생이 되었다던 만정(晩汀) 김소희선생은 심청이 지극한 효심에 인당수에서 연꽃으로 환생하고 황후가 되어서 부귀는 극진하였으나, 아버지가 그리워 운난간에 기대어 머언 가을 하늘을 쳐다보면서 절박하게 눈먼 아비를 찾는 이 대목을 특히 잘하였다.
그녀가 애끓어 노래하듯 격조 높은 우리문화의 창달을 이 푸른 가을하늘에 날려 본다. 고국의 현실을 그리면서,


 2012.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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