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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민요의 진수 ‘흥타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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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워싱토니안
댓글 0건 조회 3,606회 작성일 13-06-30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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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민요의 진수 ‘흥타령’

전라도 어느 동네에 초상이 났다. 칠거지악과 삼불거 시대였으니 며느리를 쫒아내는 일곱까지 죄악을 만들어서 여성들을 옭아맸고, 그렇더라도 세 가지는 예외로 두었으니 어렵던 서민 생활중에서도 이래저래 여자들만 철저하게 짓밟혔던 원시의 시대가 그 배경이다.
판소리 심청가도 핏덩이 심청을 낳은 지 이레 만에 어미가 죽고 눈먼 봉사아버지와 남겨진 심청에게 놓여진 상황도 비슷한 내용이다. 맏이가 다섯 살도 채 안된 어린자식 셋을 남기고 젊은 부인이 죽어 상여가 고샅을 벗어나자 운상뒤끝에 남아서 집안 정리를 하는 또래의 젊은 아낙들이 담벼락 너머의 상여 뒤끝도 차마 못보고 부엌으로 돌아와서 죽어나간 친구와 자신들의 처지를 서럽게 풀어내는데 눈물콧물이 뒤범벅이라.
코가 막혀 소리를 할 수가 없으니 여기저기 코를 풀어대는데 ‘흥~’하고 풀어내면서 타령을 한다하여 ‘흥타령’이 되었다고 한다.
‘꿈이로다. 꿈이로다. 모두가 다 꿈이로다. 너도 나도 꿈속이요, 이것저것이 꿈이로다.
꿈 깨이니 또 꿈이요. 깨인 꿈도 꿈이로다. 꿈에 나서 꿈에 살고, 꿈에 죽어 가는 인생 부질없다. 깨려는 꿈, 꿈을 꾸워 무엇하리.‘ ’아이고 에고 허허 나 흐~으응 성화가 났네. 에~~‘
허허로운 인생, 차라리 한낱 꿈이라고 회피를 하려했을까, 이래저래 화가 난다. 노래로 니설움 내설움 달랬던가 보더라.
원래 ‘육자백이‘는 박자가 느린 여섯박으로 엮여졌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도 전해온다. 판소리의 중모리장단이 12박이니 중모리 장단과 거의 같아서 후렴구가 붙은 것을 제외하면 판소리같이 느껴지는데 일반 가요가 1,2,3절이 있듯이 각자의 서러운 사정을 선소리를 하고나면 모두다 메김소리로 후렴구를 같이 하는 것으로 미루어 민요형식이다.

‘창밖에 국화를 심고, 국화 밑에 술을 빚어 놓으니, 술 익자 국화 피자 벗님오자 달이 돋네.
아헤야, 거문고 청처라. 밤새도록 놀아 보리라.
아이고 에고 허허 나 흐~으응 성화가 났네. 에 ~‘
사실은 화가 날 노랫가사가 아닌데도 민요의 형식을 따르다 보니 후렴이 이렇게 붙는다.
하지만 후렴구를 실제로 들어보면 분노와, 탄식을 전혀 다르게 소리하는 걸 알 수가 있다.
남도민요, 그중에 육자백이에 속하는 ‘흥타령’은 그 소재가 무궁하여 전해져오는 노랫말을 모두 배우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 잘 알려진 진도아리랑 인간문화재 박진주선생의 진도아리랑도 선소리가 무려 50개가 넘는다. 이를 천천히 하게 되면 1시간이 넘는다.

흥타령 소재중에서 그 으뜸은 백호 임재가 죽은 황진이를 애도하며 지은 시조가락에 곡을 넣은 것일 것이다. 조선 중기 중종때 임제는 평안도사로 가는 도중 송도에 들러 황진이를 찾았으나 죽고 없어서 그 무덤에 가 시조한 수를 남겼었는데 조정의 벼슬아치가 체통을 모르고 한낱 기생을 추모했다고 파면을 당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죽었는데, 임종때 가족들에게‘ 내가 이 좁은 땅에 태어난 게 한이로다.’하였다 한다. 우리에게도 익은 추모시조는 이렇다.
‘청초 우거진 골에 자는다. 누웠는다.
홍안은 어디 두고 백골만 묻혔나니
잔잡아 권할 이 없어 이를 슬퍼하노라.‘
이러한 원전을 알기 쉽게 편작을 해서 육자배기로 불리우니,

‘푸른 솔이 우우거진 골짝에 옛사랑이 묻혀있네.
진이여, 내사랑아 앉았느냐, 누웠느냐, 불러 봐도 대답이 없고,
어여쁜 그 모습은 어디다가 두고 땅 속에 뼈만 묻혀 내가 온 줄 모르네 그려
잔을 들어 술부어도 잔을 잡지 아니 하네.
아이고 에고 허허 허나 흐~으응 성화가 났네 에 ~~‘

상기한 세곡은 인생과 우정과 사랑을 주제로 노래한 것인데 인간사 일곱가지 감정을 절절하게 노래하는 육자백이를 곁에 두는 것이 나이 들어감에 대한 앙탈이 아니기를 앙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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