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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2호 회보특집 - 이미정 : 아카데미 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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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4,654회 작성일 08-07-04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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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돌아가고 싶은 젊은 날의 아름다웠던 흥사단아카데미 시절이여~
                               
                                                  백악분회 780 이미정(이춘자)

나에게 흥사단아카데미는 늘 돌아가고 싶은 그리운 고향과도 같은 곳이다.
우리가 대학생활을 하던 70년대 말과 80년의 시작은 정치적으로 군부독재가 극에 달하였으며 새로운 군사정부가 탄생하는 매우 불안정하고 불안한 시기였다.  80년 봄은 민주화의 봄을 맞아 우리가 맞이할 민주화된 조국을 향한 꿈으로 희망에 부풀었으며, 이어 80년 5월은 너무도 잔인하게 우리들의 꿈과 희망을 짓밟고 앗아갔던 잔인한 세월이었다.

흥사단아카데미 단소는 우리에게는 해방구와 같은 곳이었다. 그곳에 가면 누구나 원탁에 앉아 급변하는 정치적인 상황을 분석하고 서로의 의견을 나누며 나라의 장래를 걱정하고 이나라의 진정한 민주주의를 위해 우리가 어떤 역할을 담당해야 하는지에 대한 열띤 토론의 장이 펼쳐졌던 곳이다. 그래서 우리는 늘 단소로 달려갔다.

또한 단소는 우리에게 문화의 장이었다. 단소에 오면 여러개의 원탁이 있었고 원탁위에는  늘 ‘산울림’이라는 광주흥사단 아카데미에서 발행한 노래집이 있었다. 일단 단소에 도착하면(거의 매일 단소엘 들렀다) 삼삼오오 원탁에 둘러앉아 ‘산울림’ 노래집에 있는 노래들을 신나게 불렀다. 기타를 잘치는 남학생들은 기타반주를 해주었으며 기타 반주가 없어도 그저  아카데미를 사랑하고 이 나라와 이 민족을 사랑하는 마음만으로도  우리는 충분히 즐거웠으며 열광했다. 한국가곡에서부터 국내외 가요, 외국가곡, 국내외 민요, 캠프송, 의식의 노래, 운동가요, 독립운동 가요 등 모든 장르의 노래를 부를 수 있는 완벽한 노래집이었다. 지금도 그때의 산울림을 몇 개 가지고 있다. 나는 6집까지 기억이 난다. 너무도 즐거웠던 단소의 원탁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다.

흥사단아카데미에 관련된 다음의 그리운 기억은 고흥으로 갔던 광주 전남 연합 하기수련회이다. 300여명의 회원들이 3박 4일간(4박 5일이었나?)의 일정으로 수련회를 갔으니 그 숫자 또한 엄청났다. 300여명의 회원들에게 세끼 식사를 먹이는 일은 실로 많은 수고로움과 노력을 필요로 했다. 선발대가 며칠 전에 수련회 장소인 학교에 도착해서 가마솥을 걸 준비 작업을 하고 마을을 돌아다니며 여러개의 가마솥을 빌려온다(당시 시골사람들도 거의 가마솥을 사용하지 않고 창고에 보관하는 시기였다) 마을사람 누구나 우리의 요청에 선뜻 가마솥을 빌려줬다.
며칠간을 300명의 밥을 위해 불을 때대니 가마솥이 온전할 리가 없다. 결국 몇 개의 가마솥은 계속된 지독한 열기를 견디지 못하고 밑바닥에 구멍이 나고야 만다. 다시 새로운 가마솥을 빌리기 위해 마을을 돌아다닌다. 주민들은 또다시 선뜻 가마솥을 빌려준다. 참으로 고마운 정이 넘쳐나는 분들이었다.

밥을 하는 일은 주로 4학년 선배들이 담당했다. 이른 새벽부터 저녁 늦게까지 300여명의 밥을 하느라 고생하다보면 수련회가 끝날 즈음에는 온몸이 땀띠로 뒤범벅이 된 몸을 확인해야만 했다. 여러 가지 조별 주제토론, 조별 단막극, 조별 노래자랑, 의료봉사, 포크댄스(본인은 포크댄스 강사였음)등등..... 광주와 전남 각지에서 온 선후배, 친구들과 같은 조를 이루어 며칠을 지내다보면 헤어질 때는 헤어짐이 아쉬워 서로 부둥켜안고 눈물바람을 해야만 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기억에 남는 아름다웠던 추억은 저녁시간에 각자의 소망을 쓴 촛불을 들고 바닷가에 나와 썰물에 맞추어 소망촛불을 바다에 띄우는 일이었다. 촛불을 더 깊은 바다로 보내기위해 최대한 바지를 걷고 바다에 깊이 들어가 촛불을 띄웠다.
상상해 보라~ 300여개의 촛불이 밤바다에 줄지어 바다 저쪽으로 점점 사라지는 너무도 아름다운 장관을.....
300여개의 촛불이 바다 깊숙이 사라질 때가지 우리는 해변에 앉아 조용하고 분위기 있는 노래를 계속 불렀다. 가끔은 촛불이 바다멀리로 가지 못하고 해변 쪽으로 밀려나와 버린다. 그러면 소망을 들킬까봐 바다 더 깊숙이 들어가 더 멀리 촛불을 바다에 밀어 넣곤 하던 너무도 아련하고 가슴 찡하게 그리운 나의 흥사단 아카데미의 추억이, 그리고 기억들이 나를  늘 행복하게 한다.

다시 돌아가고 싶은 나의 젊은날의 아름다웠던 흥사단아카데미 시절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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