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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식의 오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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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워싱토니아
댓글 0건 조회 3,047회 작성일 12-08-22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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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식의 오류

그 분은 유난히 사투리가 억세다. 보통 지방에서만 살다가 각도의 사투리를 처음 듣게 되는 곳은 논산훈련소다. 처음에는 무슨 소린지도 몰라서 얻어터진다. 지휘관이 바뀔 때마다 지시매뉴얼은 똑같을 텐데도 말투와 억양이 제각각이니 그렇지 않아도 개인의 인격 같은 것은 아예 없고 오직 ‘명령과 복종‘밖에 없는 군대 생활에서 그런 것 따져 물었다가는 ’나 매 맞고 싶소‘하는 것과 같다.
그도 그럴 것이 그 하사관이나 고참병들도 우리들처럼 고향에서 살다가 곧바로 군에 와서 살았으니 사투리를 교정할 시기가 한 번도 없었을 것이니 그럴 수밖에 없다.
나는 언어학에 조예가 별로 없다. 근데도 경상도 사투리는 문화적인 속성과 겹쳐서 특정지어지는 몇 가지가 있다.  언젠가 대한가족협회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신생아의 남초현황에서 대구경북지역이 타 지역에 비해서 대체로 조금 높게 나왔다는 기록을 본 일이 있다. 남존여비사상이 가장 오래도록 남아있는 지역이라는 것이다. ‘말이 없다‘라기 보다는 말이 짧다. 말을 짧게 한다는 것은 결론만을 이야기하도록 어렸을 때부터 익혀 온 흔적 같은 것이다.
제 삼자가 들었을 때 매우 분명하고, 앞뒤 자르니 화끈하다. 그런데 다시 주워 담지 못하는 단점도 가지고 있다. 종합해 보면 말을 하는데 절제하는 것이 많이 보이니 요즈음 같이 서로 자기말 한마디라도 더 할려고 덤비는 상황에서는 단연 돋보인다. 먼저 말을 꺼내는 것도 매우 드물다. 자연히 결말에 가서 말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보통 싸움을 할 때 얻어터진 쪽에서 말이 많다. 때린 쪽에서야 구태여 낱낱이 상대 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일본이 과거사에 대해서 말을 아끼고, 무대응을 하는 것을 보면 금방 알 수가 있다. 깜도 안되게 얻어맞고 나서 바락바락 달겨 들다가  실수라도 한가지 하면 여지없이 반격을 당한다. 강자의 여유와 노련미에서 상대가 되지 못한다. 더군다나 상대가 자신보다 월등하면 금방 꼬리를 접는다. 여기에는 힘의 논리만 있지 도덕은 없다. 그래서 일본을 상대하려면 힘의 우위를 자신하지 못하면 하지 말 것이다.
가끔씩 스포츠에서 힘을 발휘해 보지만 그 순간이 오래가지는 못한다.
첫 만남에서부터 이 분은 부산사투리를 써서 좌중을 잡았다. 현실정치를 이야기하는 곳이었는데 뜻밖이었다. 보통 연세 드신 분들 중에는 대체로 미래가치인 ‘진보’나 ‘민주’ 따위에 대해서는 이해 자체를 않으려고 하는데, 더군다나 경상도 사투리를 쓰시는 분이 어쩌면 젊은 우리들보다 더 심하시다. ‘와 그리는지 도대체가 이해를 몬 하겠심 더.’ ‘내가 마 답답해서 죽을 지경이라예’ ‘그 문디 자슥들이 정신을 차려야 할긴데...,’ 하면서 한숨을  쉬신다.
걷는 것도 불편하신 분이 옳은 일을 한다하는 곳은 빠지지 않고 참석하신다. 혼란이 왔다.
우리가 흔히 한국 사회에서 굳이 진보와 보수를 가르는 척도도 애매하지만 수구 기득권 세력들에게 가장 든든한 버팀목을 되어주는 계층이 있다면 경상도의 노인층일 것이라는 예상을 완전히 뒤엎는 분이다.  물론 전라도에서도 김대중을 욕하고 사기꾼이라고 손가락질 하는 노인들이 많다. 모두 다 똑같은 생각으로 사는 것은 아니니까, 충분히 이해 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변신은 화려할수록 빛난다고 하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학교를 졸업할 무렵에 각기 진로를 평소에 염두에 두고 그것에 매진해 보지만 그게 뜻대로 된다면 세상의 고민이 있을 수가 없다. 진로를 결정할 때도 안전성, 장래성, 급여수준, 복지, 성장성 등 상투적이고 일반적인 내용들이 귓전을 맴돌지만 그 모든 걸 갖춘 직장이 어디에 있겠는가, 자기 자신의 상품가치를 아는 것도 우선적으로 중요하다.
그러던 중 국가안전기획부라는 곳에서 공채를 했다. 응시요강이라는 것을 살펴봤더니 자세하게 기억은 없지만 자격요건에 여러 가지가 나와 맞았다. 태권도 유단자에 사범경력과 채용 후에 받아야 할 특수부대훈련(낙하산, 특수전)을 미리 군에서 마친 상태여서 응시만 했다하면 최우선 채용이 되었을 것이 확실했다. 그러나 급우들 누구도 나를 잘 알기 때문에 권하지를 않았다. 아마 그 때 들어갔던 두 명의 친구들은 나이와 경력이 되었으니 지방회사 사장(?)으로 꽤 높은 자리에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던 시기에 또 다른 친구 한명은 민정당 사무처로 들어가는 것이었다. 그 때가 84년 5공 시절이었으니 쉽게 상상이 가지 않는 일이었다. 그는 다름 아닌 80년에 옥사한 전남대 총학회장 박관현의 중.고등학교 동문 출신이었다. ‘어,’ 머리가 어질어질 해 왔다. 한명은 군사독재에 맞서서 대모하다가 젊은 나이에 옥사를 하고, 다른 한명은 그 불한당 소굴로 제 발로 들어가는 상황이 아무리 이해를 하려해도 이해 할 수가 없었다. 나중에 보니 무슨 영문인지 얼마 못가서 다른 일을 하는 것을 보았다.

일제에 부역했던 많은 사람들이 ‘상황론’을 무슨 철학인양 아무데나 갖다 부친다.
군사독재에 빌붙었던 수많은 학자들도 나름대로 비슷한 상황론을 편다고 한들 이제 어느 누가 뭐라고 하겠는가, 민주주의 사회에서 개인이 지향하는 가치추구에 시비 걸 아무것도 사실은 없다. 전라도에서 새누리당을 지지하건 경상도에서 야권을 지지하건 각자 본인의 가치 판단이 우선하는 것이다. 그런데 자세히 한번 살펴보자. 지난 총선에서 대구에 출마해서 낙선한 김부겸과 광주에서 출마한 이정현의 현재는 어떤가 ?
개인적 소신(?)은 그대로이다. 뭐가 달라졌는가, 대구에 김부겸은 제 자신을 불태우고 나서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다. 정말로 ‘시대정신‘과 싸웠던 것이다. 반면에 광주의 이정현은 더욱 더 기세등등한 막강한 후광을 누리고 있다. ’선거에서 졌다고 해서 크게 달라지지 않을 상황’ 이것을 온전히 이용한 것이다. ‘일본놈에게 부역 했던 놈들의 심보나 상황논리하고 정확하게 맞아 떨어지는 것이다. 저런 인간이 민족반역자요 민족정신을 좀먹는 놈인 것이다. 그렇다면 김부겸은 독립투사라고 해야 겠다. 대선을 앞에 두고 예전과 다른 수많은 독립투사들이 주변에 의외로 많다. 팔에 힘이 들어는 이유 중에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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