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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아 흘러간 추억마다 그립던 내 사랑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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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워싱토니아
댓글 0건 조회 3,245회 작성일 12-08-30 0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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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를 묻지 마세요.


‘구름은 흘러가고 설움은 풀려 애달픈 가슴마다 햇빛은 솟아 고요한 저 성당에 종이 울린다.’
나애심은 노래했다. 흐느끼듯 가냘프게 과거를 회상하며 그리운 추억을 되살려 혼자만 안고 가겠다는 듯이...., 그래서 노래는 ‘ 아~ 아 흘러간 추억마다 그립던 내 사랑아’ 로 이어지고 끝내는 외마디처럼 ‘과거를 묻지 마세요.’ 하면서 노래를 마친다.
과거 없는 사람과 과거 없는 역사가 어디 있겠냐는 듯이 사람의 마음을 뒤흔드는 이 노래는 듣는 이들의 가슴을 후빈다.

지나간 세월이 그립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우리가 생활하면서 묻지 말아야 할 것들을 들추어 보니 수도 없이 많다. 남편은 아내에게, 아내는 남편에게, 수험생 아들에게, 친구에게, 노처녀에게, 노인에게, 그 모든 것들이 개인사와 프라이버시에 관한 내용이어서 질문을 받는 당사자가 기억하기 싫은 내용일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그런 질문들은 상대방의 자존심에 상처를 주고 관계가 깨질 수도 있어서 조심하라는 ‘금기’ 같은 것이다.  그런데 노래가사처럼 혼자서 생각하는 과거는 그런 게 없다 마음대로 상상하고 추억해도 아무런 상관이 없다. 다만 그것을 제 3자가 물어왔을 때에 문제가 되는 것이다. 아무리 그 시절이 몸서리치게 힘들었고 매일매일 달력에다 제대 날짜를 기리면서 빨간 × 표를 했던 군 생활마저도 뭇 남자들에게는 추억이 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물며 아버지가 대통령으로 십팔년 동안이나 있었고, 비록 슬픈 가족사 때문이었겠으나 나이 22살에 그 아버지 옆에서 퍼스트레이디로 5년간 최고의 권력을 누렸던 사람이 갖고 있는 과거라는 것은 짐작하고도 남을 것이다.
‘과거에 얽매어 있으면 미래로 나아갈 수 없다.’ 어디서 숱하게 들었던 말이 드디어 그녀에게서도 여지없이 튀어 나왔다.

역사인식이라는 말은 지극히 개인적인 용어이지만 그것이 적용되는 범위는 엄청나게 크다.
그 말은 어떤 사건에 대해서 누구나 다른 생각을 가질 수는 있다. 다만 ‘ 왜,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느냐.’ 하는 것을 아는 것은 그의 인생을 조망하는 것과 같아서 아주 중요하다.
특히 단 몇 사람이라도 모이는 집단에서 리더의 철학은 그가 속한 조직의 성격과 장래, 운명까지도 바꿀 결정적 요소이기 때문이다.
‘축소지향형의 일본인‘ 이라는 책을 읽어 본지도 거의 30여년이 되었다. 기억을 더듬어 보니 저자는 거기에서 분재와 일본식 정원을 소개한다. 집밖이나 산에 있어야 할 나무를 조그맣게 만들어서 방안에 들여 놓고 어렸을 적에 나무에 올라가고 그네 만들어서 뛰어 놀던 그 때를 추억하기 위함이요. 산과 호수를 집안에 오밀조밀 만들어 놓고 지배본능을 키우는 그들의 문화(?)나 야욕을 혼자서 조용히 삭히는 일본인들의 정곡을 제대로 발라내어 일본 내에서 오히려 큰 반향을 일으켰다. 혼자 있을 때 과거를 회상하면서 미소 짓고 남에게는 비밀스런 야욕을 감추고 때(?)를 기다리는 일본식 문화, 그들의 대외정책이 ’과거는 묻지 마세요.‘ 이다. ’과거에 발목 잡히면 미래로 나아갈 수가 없다.‘고도 한다.
내심을 살펴보자면 ’ 나의 과거는 나에게는 소중한 추억이야.‘ ’잊혀 질 때까지 기다리고 있거든.‘ ’네가 감히 상대를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 지금은 너의 도움이 필요해.‘ 정도로 이해하면 될 듯하다.

그러니 일본이 과거사에 대해서 반성은커녕 똑같은 말만 되풀이 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일본이  국제사회에서 반인륜적이요 반역사적이라는 욕을 먹는 이유이다. 그런데 이런 놀라운 대답이 일국의 대통령을 꿈꾸는 자에게서 터져 나왔다.
그가 개인으로 남아 있다면 구태여 물을 이유가 하나도 없었을지도 모른다. 그녀만이 즐기고 싶은 추억 따위에 관심도 없었을 것이다. 비록 수많은 사람들에게 쓰라린 과거였을 지라도,
그러나 지금은 알아야겠고, 대답을 들어야겠기에 물었던 것이다.

그런데 ‘과거를 묻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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