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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유보금과 탐욕의 끝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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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워싱토니안
댓글 0건 조회 2,731회 작성일 15-04-09 0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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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유보금과 탐욕의 끝 (6)

기성회비(期成會費)라는 것이 있었다.
학교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학생들에게 징수하는 것으로 1972년 초등학교를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없어졌는데, 지금도 사립대학을 제외하고는 국공립대학에서는 징수를 하여 ‘그 근거가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서 반환 소송이 있다는 보도를 접한 기억이 난다.
60년대에 학교를 파하기전에 종례시간이 되면 선생님들이 집에 돌아가서 학교수업의 연장으로 집에서 무엇을 하고, 과제물을 확인하고, 가정에 무슨일들이 있는 지를 확인하고, 안전귀가를 당부하는 자리였다.  당연히 그런 말씀들을 하셨을 텐데도 그런 건 기억에 하나도 없고 청소가 끝나고 나면 자리에 앉혀 놓고 한 학생씩을 불러 일으켜 세운다.  공부잘했다고 칭찬하는 게 아니고 기성회비 미납학생들을 호명하고 언제 기성회비 가져올 것인가, 부모들에게 체납사실을 말 했는가를 확인 하는 자리이다. 그 학생은 숙제와 함께 기성회비라고 또 한번 잊지 않게 적어놓아야 했다. 경기도 어느 학교 교감이 점심시간에 급식비 납부 체크했다는 보도를 보고 생각이 났다.
적어간다고 시골에서 금방 돈이 나올리가 없다. 한학기 내내 불려다니고 일어서는 학생도 있다. 어느 날 학교를 그만둔다.
반면에 기성회장 아들은 3학년 이하에서는 무조건 반장을 하지만 4학년이 되고부터는 공부는 못해도 부반장은 한다. 염치가 있는 지 공부 못하는 자식을  반장 시켜 놓으면 손가락질 당하고 오히려 부작용이 있을 것을 감안해서 그렇게 한다. 아무리 어려도 4학년이 넘어서면 국정교과서보다도 더 큰 사화과 지리부도책을 받아들고 볼 줄 알고 세계속에서 한국이 어느 구석에 위치하고 있으며 각자 사회적인 포지션닝을 알아차릴 때가 된다. 그래도 학급의 임원은 다른 출발선임은 틀림이 없다. 자식 키원 본 사람들은 모두 다 아는 사실이다.
고려시대에 음서제(蔭敍制)라는 것이 있었다.  양반 자제들에게 과거를 거치지 않고 특별전형으로 관리를 차출하는 제도 였다.
 요즈음에 와서 곰곰히 생각해 본다. 뼈대있는 집안이라고 뒷방에서 먼지 낀 족보 세권을 3년전에 아버님이 머나먼 미국에 까지 갔다주셨다. 그리고 작년에 돌아 가셨다. 소위 뿌리를 잊지 말라는 뜻으로 받았고, 또 자식들에게도 그 이상의 의미를 두지 안게 하겠다. 그럴 필요도 사실은 없다.  족보를 볼 줄도 모르고 관심도 없기 때문에 아들 이름 나오는 페이지만 접어서 다시 지하실 깊숙한 곳에 놓아 두었다.
현대에 생존해 있는, 살아 남아 있는 대다수는 거의 족보라는 걸 가지고 있다. 없으면 비슷한 집안에다 쌀을 주고 살짝 집어 넣기도 하는 걸 어렸을 적에 들을 적도 있다.

음서를 했든지 뭐를 했던지 양반이고 살아남기 위해서 치열하게 내 선조들이 살아왔던 것 만은 사실이다. 몇년전에 드라마 ‘추노(推奴)’가 인기리에 방영되었다. 도망간 노비를 추격하여 잡아오는 일을 하는 사람을 ‘추노꾼’이라고 하고 그걸 직업으로 삼았었다. 엄밀한 의미에서 향후 10년정도 더 지나면 현대인은 정확하게 3등분의 계급사회가 더 확실해져 있을 것이다.
지배계급, 정규직,비정규직, 비정규직은 과거 노예계급과 거의 모든게 정확하게 일치되고 비정규직의 신분 상승은 그 만큼 대대로 어려워지고, 정규직은 신분 하락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 뻔해 보인다.
내가 이렇게 라도 눈이 뜨이게 해 주셨던 선조나 부모님께 감사하는 한편으로 자식들에게 이런 꿈마저도 포기하지 않게 하려고 그 무한 경쟁의 대열에 뛰어들고, 탈락하지 않도록 하고 있는 내 자신의 모습이 차라리 안쓰럽다.

오늘 아침 신문의 톱기사에 서울 강남의 도곡초와 도성초등학교 사이에 입학풍경에 대해서 언급한 부분을 봤다. 한국의 노른자위 강남, 그 중에서 도성초 학급당 학생수가 37.5명, 400미터 떨어진 도곡초등학교는 24.1명 서울전체평균 24명, 강남평균 25.6명이다. 도성초교 입학대상 아파트 평균 가격이 10억원이 넘는 것이 그 이유이고, 학부모들의 신분이 소위 지배계급군에 속하는 사람들이다. 가장 중요한 이유가 부유층자녀와의 인맥쌓기를 초등학교 1학년때부터 하겠다는 부모들의 몸부림이고 위장전입에 대한 단속법은 3년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미만의 벌금이지만 벌써 사문화되어버렸고, 주민등록법위반으로 장관, 국무총리 못하는 나라는 이미 아니다. 모두들 어디를 그렇게 향하여 맹진을 하고 있는가,

금호가의 자식 농사에 대하여 언급했던 적이 있다.
나는 미국에 와서 3개의 비지니스에 9명의 종업원들과 같이 생활하고 있다. 형편이 정말 딱하고 한푼의 돈이 더 필요한 친구들 2명을 엊그제 지하방을 깨끗하게 정리하고 그냥 같이 산다.
그들과 이야기를 나눈다. 유난히 슬픈 눈동자에 이제 30정도밖에 안되었는데도 인생사의 곡절들이 즐비하다.
그들의 조상들이 지배자 백인들에게 가족들앞에서 가장이 무참하게 살해되고 살아남은 여자들과 아이들이 살아남기 위해 가장을 죽인 그들과 가족으로 다시 맺어진 통곡과 통한의 역사를 튀어나온 광대뼈 사이로 엿 볼 수가 있다.
왜 그들은 ‘죄없는 불행’을 안고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일까,
만약에 삼성의 이재용이가 삼성가에서 태어나지 않았다면, 금호가의 자식들이 금호가에서 태어나지 않았다면, 그 나이에 한국의 일반인들이 삼성가에 태어날 확률은 1/80만이다. 80만은 한 해 대학응시자에 조금 더 보탠 숫자로 추산했다. 그게 이재용에게는 100%였던 것이다. 
‘정의론’의 저자 존 롤스가 개인의 능력은 우연하게 주어진 것이므로 그 개인이 모든 것을 소유하는 것은 사회정의에 배치된다는 말에 강하게 동의 할 수밖에 없다.
요즈음 드라마중에 ‘풍문으로 들었소’라는 한국의 신부유층의 천박함을 꼬집는 블랙코메디도 맥락을 같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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