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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조있는 지도자라야- 류대용 단우 (전 보성고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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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
댓글 0건 조회 2,379회 작성일 16-10-07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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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대용 원로단우께서 2016년 미수를 맞이하여 2권째 문집 '지조있는 지도자라야'를 출판하셨다. 첫장에 실린 시론을 아래와 같이 옮겨보았다.)

                  시론- 지조 있는 지도자라야

  지조는 선비와 교양인과 특히 지도자의 것이다. 이들에게 지조가 없으면 인격적으로 큰 결함이 있는 사람이다. 따라서 지조가 없는 지도자는 믿을 수가 없고 믿을 수 없는 사람은 따를 수가 없기 때문이다. 자기 개인의 명예와 이익을 위하여 그 동지와 지지자들을 하루아침에 함정에 빠뜨리고 달아나는 배신 앞에 우리는 매우 실망한 적이 흔히 있었다.

  지조의 사전적 의미는 신념을 지켜 끝까지 굽히지 않는 꿋꿋한 의지, 또 그러한 기개이다. 그러므로  지조를 지킨다는 것이 참으로 어려운 일임을 아는 까닭에 우리는 지조 있는 지도자를 존경하고 그 곤란하고 고통스러움을 이해할 뿐 아니라 안심하고 그를 믿을 수 있는 것이다.

  지조에 대한 의의를 조지훈 선생은 “지조란 것은 순일한 정신을 지키기 위한 신념이요, 눈물겨운 정성이며, 냉철한 확집이요, 고귀한 투쟁이기까지 하다.  지조가 교양인의 위의를 위하여 얼마나 값지고, 그것이 국민의 교화에 미치는 힘이 얼마나 크며, 따라서 지조를 지키기 위한 괴로움이 얼마나 가혹한가를 헤아리는 사람들은, 한 나라의 지도자를 평가하는 기준으로서 먼저 그 지조의 강도를 살피려 한다...”고 설파하였다.

  오늘날의 현대 민주정치는 정당정치시대이기 때문에 정치지도자들에게 위와 같은 엄격한 기준의 지조로는 정치협상으로 국리민복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수는 있다. 그러나 당리당략이 빈번히 노출되는 것을 볼 때, 정당정치도 국리민복을 위한 정책을 통해서의 정치협상인 이상, 국민을 버리고 또 국익을 경시하는 당리당략은 지조 없는 소치로서 규탄 받아 마땅할 것이다.

  오늘날 우리가 당면한 현실과 난국을 수습할 지도자의 자격으로 대망하는 정치가는 권모술수에 능한 직업정치인보다는 지사적 품격의 정치지도자를 바라는 것이 국민 대다수의 충정인 것이 사실이다.

  지조를 지킨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자기의 신념에 어긋날 때에는 목숨을 걸어 항거하며 타협하지 않고 부정과 불의한 권력 앞에서는 최저의 생활, 최악의 곤욕을 무릅쓸 각오가 없으면 섣불리 지조를 입에 담아서는 안 될 것이다.
 
  정신의 자존자긍을 위해서는 자학과도 같은 생활을 견디는 힘이 없이는 지조는 지켜지지 않는다. 그러므로 지조의 매운 향기를 지닌 분들 중에는 심한 고집과 기벽까지 지녔던 분도 있었다.

  오늘날 우리가 정치인이나 지도자에게 바라는 지조는 이토록 삼엄한 정도의 것은 아니다. 다만 당신들을 주시하는 국민들이 있다는 것을 항시 의식하고 자신의 위의와 정치생명을 위하여 좀 더 어려운 것을 참고 견디라는 충고인 것이다.

  강력하고 결백한 지사정치만이 국운을 만회할 수 있다고 믿는 만큼 모든 정치지도자에 대하여 깊이 있는 지조를 바라며, 반면에 변절의 악풍에 침을 뱉고 욕을 하는 것은 국민의 뜻이요, 다른 한편의 호소인 것이다.

  변절이란 무엇인가? 자기의 사상과 신념과 주체를 시류에 따라 던져버리고 아무 권력에나 붙어서 아부하는 방향으로 바꾸는 것이다. 우리나라 역사에도 그 사례는 적지 않다.  ‘한 때의 적막을 받을지언정 만고의 처량한 이름이 되지 말라’는 채근담의 구절을 되새겨보라. 그러나 사람들이 욕을 하는 변절은 개과천선 즉, 지나간 허물을 고치고 착하게 되는 것은 변절이 아니고, 좋고 바른데서 나쁜 방향으로 바꾸는 변절을 말하는 것이다.

 변절하는 사람들은 대개 기자회견이나 성명서를 내고 있다. 그러나 자기변명은 도리어 자기를 깍는 것이니 말없이 사라지는 것이 좋을 것이다.

  지조는 어느 시절에나 선비, 교양인, 지도자의 생명이다. 이러한 사람들이 지조를 던져버리고 변절한다는 것은, 자임 즉 스스로 자기의 가치적인 면을 포기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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